[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이번 영화모임에서 본 영화는~~~ 바로바로 광해

이병헌이 나와서 좀 망설여졌지만 궁금했던 영화기도 하고 또 친구가 재밌다고 해줘서 봤습니다. 요즘 숏츠에 자주 뜨더라구요. 나라꼴이 이래서 그런 걸까요?

 

별점 ★★★★

 

 

 

정말 좋은 영화였어... 일단 12년도 영화인데 영상이 진짜 세련됐더라... 궁궐이나 한복 영상미가 정말 좋았어요... 새삼 정말 우리나라 궁 너무 예쁜 거 같음 흑흑흑흑흑...

 

그냥 가볍게 보기 좋은 코미디에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감동도 있고 역사 재해석 아이디어도 정말 좋다고 생각하면서 역사 고증도 잘됐다고 생각함... 이런 영화가 천만을 하는구나...(물론 저는 천만 영화 중에 증오하는 영화가 있습니다만..) 일단 등장인물 캐릭터들을 다 너무 잘만들어놨고 무엇보다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하지 않음? 솔직히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이병헌 진짜 장난 아니더라... 연기 잘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연기 미친넘임... 넌 평생 연기나 해라 미친... 연기 개잘해... 광해/하선/광해를 연기하는 하선의 톤이 다 달라서 그게 어떻게 휙휙 바뀔 수 있는지 너무 신기했다. 진짜 제일 놀랐던 건 왕이 가짜라는 게 알려지고 그걸 확인하려는 장면이었는데 그 장면에서 광해가 나오면서부터 광해를 연기하는 하선의 톤이 아니라 목에 힘 빡 들어간 광해의 톤이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토리를 예상하는 범주랑은 별개로 그게 하선이 아니라 광해겠구나 생각했음... 미친넘.. 진짜 평생 연기만 해라... 

 

제목도 이제 생각하니 생각이 많아지긴 하는데 광해<만 제목이 아니고 왕이 된 남자까지가 제목인지... 단순히 기방에서 광대노릇이나 하던 평민이 왕의 대역이 됐다는 내용이 아니라 이 영화는 왕의 대역이 된 하선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진정으로 왕이 되어가고 주변에게 왕으로 인정받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래서 영문 제목인 Masquerade는 개인적으로 살짝 아쉬운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면서 공수치에 조금 시달리긴 했지만 나는 좋았음~~ 초중반의 개그 분위기에서 시리어스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도 좋았다. 하선이 너무 대책없고 부주의했고 막무가내였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평민이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왕이 됐으니 그 위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거야 당연하지... 그리고 로맨스 요소 자체도 불필요한 부분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평민이 하루아침에 책임감을 가지고 제대로 된 왕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보단 첫눈에 반한 여자를 위해서 다소 막무가내인 일을 하면서 바른 왕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어가는 쪽이 훨씬 자연스러우니까.

 

중전도 그렇고 사월이도 그렇고 허균도 그렇고 도부장도 그렇고 조내관도 그렇고 주요 인물들이 다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음............................. 하선과의 관계성도 모두 충분히 쌓아온 것도 좋았다. 그렇게 그들에게 왕으로 인정받은 하선도. 중전을 도와주는 것도 호위를 믿어주는 것도 올바른 왕이 되는 것도 궁녀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도 그들이 모두 광해에게 바란 일들이었을 테니까. 개그 파트에서 이런 관계성을(우린 보면서 그걸 호감작이라고 불렀음) 세심하게 담아넣은게 진짜 대단한듯... 사월이 파트에서도 안울었는데 도부장 장면에서는 진짜 펑펑 울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은 얘기였어 정말... 관계성 얘기를 각자 하고 싶지만 그럼 너무 길어질 거 같으니 다음에 추가하던가 하고...

 

초중반도 재밌었고 결말도 너무 좋고.. 캐릭터도 너무 좋아서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해요. 정말 자주 생각날 거 같은 영화였다... 무엇보다 영화에 폭력적인 요소가 없어서(고문하는 장면 정도인데 적절하게 절제했다고 봄) 보는 내내 정말 편하게 감상했네요.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