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3] Rosette Nebula w.해바라이온

우주는 너무 춥고 외로워요. 그래도 그런 넓은 우주에 혼자가 아니라 함께 있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죠.. 우리가 평생을 이 넓은 우주를 떠돌고 방황하는 것은 옆에 있어줄 누군가를 찾기 위해서인지도 몰라요.

GM 정식
PL 증명 파푸 녹말 나물 피존

 

최고의 마스터 정식님의 은혜로 최고의 PL 분들과 함께 얼마 전에 로제뷸라를 다녀왔답니다... 저는 몰페하누 PC1 아리마사 스이토로! 첫 PC1이기도 해서 좀 스탠다드한 타입을 짜고 싶어서 도검백병 남고생을 짜갔어요. 결론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던 거 같고 하고 싶었던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총동원해서 정말 최선을 다한 만족스러운 세션이 됐던 거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PL 간의 조율이나 제안도 활발했고 GM님도 PL을 생각해주시면서 멋진 개변을 해주셔서 이렇게 즐기고 나올 수 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좋은 분들과 이런 좋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어요.

 

이하 시나리오 스포일러를 포함한 감상이...

 

 

 

 

바보들아..................................

전 다정한 이야기를 정말 좋아해요. 잔혹한 이야기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역시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답받는 상냥하고 다정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이번 세션도 그런 이야기였고 이런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게 PL 분들과 GM님의 활발한 조율 덕분이 아니었나 싶어요. 시나리오 자체도 적극적으로 개변을 권유해주시는 게 너무 좋더라구요. 모든 선의가 보답받을 수는 없는 일이고 구하고 싶다고 모두를 구할 수는 없는 거지만 픽션에서 정도는 그런 다정한 마음이 보답받아도 되잖아요... 그치만 나는 역시 내 여친도 살리고 네 여친도 살리고 싶었어

 

클막에서 GM님이 PL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변할 수 있다고 클막의 연출에 대해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요 제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고 싶었거든요. 그 과정에 다른 PC들도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었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제의를 드렸는데 다들 흔쾌히 들어주시고 그걸 기반으로 GM님이 가져와주신 개변안이 정말정말정말정말 아름다웠습니다. PC1과 PC2의 D로이스가 각각 전투용 인격과 상냥한 기적이었거든요.

 

정말 성향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PC들이 모였는데도 각자의 방법으로 다정함을 보여주고 알아가고 상처를 극복해가는 이야기는 항상 너무 아름다운 거 같아요... 딱히 짠 것도 아닌데 지부장님을 제외한 PC들이 18살로 동갑이었던 게 갠적으로 너무 좋았어요(동갑 좋아) 같은 18살인데도 그냥 남고생, 칠드런, FH 출신 에이전트, 실험체 연구원으로 성장 환경과 성향이 갈린다는 것도요.

 

PC1인 제 캐릭터는 비일상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모범생 타입의 남고생이었어요. 자신의 일상이 부서질지도 모른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고 비일상이 그것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해서 그것에 대한 회피로 전투용 인격을 가지게 된 친구였죠. 그래서 애초에 전투용 인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클막에서 오하나가 가지고 있던 침식률을 감당한 게 바로 전투용 인격 쪽이었어요. 그래서 듀페 쪽이 타이터스 승화하게 되었고, 자신이 회피하고 거부하고만 있던 비일상의 힘이 지금 이 순간에는 자신에게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했을 거예요. 그것을 계기로 더이상 비일상에서 회피하지 않고 제대로 마주볼 수 있는 계기도 됐을 거고, 일상에 대한 강박도 나아졌으리라 생각합니다. 

 

PC2인 토요는 정말 다정하고 상냥한 친구였는데요 사실 그 다정함은 자신의 상처에 대한 도피였어요. 하지만 그 다정함과 상냥함에 거짓은 없어서, 상처 때문에 자신에게는 다정하지 못했던 토요가 엔딩 이후에는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에게도 다정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로즈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했던 토요가 로즈를 구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토요에게 상냥한 기적과 같은 엔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로제뷸라 PC1과 PC2에게 소중한 사람은 다르기 때문에 여차하면 서로 적대할 수도 있었던 핸아였다고 생각하는데요 저희 탁에서의 두 사람은 그런 것보단 서로를 걱정하고 의지가 되는 부분이 컸던 거 같아요. 함께 비명을 질러주신 파푸님도 너무 감사했고... PC1과도 비슷한 면모가 있어서 엔딩 후에 같은 반 친구기도 하고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싶네요... 친구가 되어주라...

 

PC3... 로제뷸라의 PC3은 정말 대단하더군요...(ㅋ) 제가 PC3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로제뷸라에서 가장 큰 상흔을 가지게 된 사람. 하지만 한명의 지도자로서, 아이들을 이끄는 어른으로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지부장님의 모습도 많은 심금을 울렸어요. 클막에서 PC1에게 버프를 주시면서 하셨던 녹말님의 RP가 오래 기억이 남습니다. 상실은 돌이킬 수 없고 앞으로 수없는 상처를 받고 수많은 고난이 있어도 나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있기에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참고 인내한 당신 역시 다정한 사람이니까. 엔딩의 이야기가 지부장님께 적어도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PC4는 18살의 적성조직 에이전트 친구였어요. 소중한 것을 이미 잃어버리고 끝없이 과거를 후회하며 자기파괴적인 자해 충동(나물님..) 라이츄 친구였답니다. 캐메 단계에서부터 뭔가 PC1과 안티테제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PC1은 아직 완전한 상실을 겪은 적이 없고 소우마는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확실히 그랬죠. 하지만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비로소 소우마만이 PC1에게 해줄 수 있었던 말이 있었고 모른 척 하지 않고 그렇게 말해주는 소우마였기에 정말 다정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클막에서 색상 로이스 승화로 보여주신 RP가 너무 좋았네요. 나물님이 먼저 제의해주신 연출이었는데..!! 그런 상처를 겪고 자신을 무력하다고 느끼면서도 정의롭기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느껴져서요. 소우마는 친구를 지킬 수 없었던 자신을 정말 싫어하지만... 그런 소우마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지킬 수 있었다고 꼭 말해주고 싶네요. 정말 다행인 건 소우마도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왔고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는 거겠네요.

 

PC5의 핸아는 아무리 봐도 매싸죠. 저희 PC5도 매싸였습니다. 근데 별개로....... 코우와 관련된 정말 귀여운 장면들이 많았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션 중에 코우 덕분에 웃었던 일이 정말 많았던 거 같아요... 언뜻 타인에게는 관심이 없고 자신이 흥미있는 일만 탐구하는 것 같지만 코우가 탐구하는 일이 인간성에 대한 일이하는 게 코우가 사회적인 매싸라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코우는 분명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인간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위해 자신이 선택한다는 점에서 코우에게도 다정한 면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성을 포기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하지 않는 건 너무나 간단한 일인데 코우는 그러지 않았으니까요. 마지막으로 포옹으로 오하나를 살리면서, 코우 자신이 내린 대답을 엔딩 페이즈에서 시그너스에게 말해주는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다른 무엇보다 다들 미성년자인 탁이라서 엔딩이 더 뜻깊게 느껴지네요. 이 모든 상처를 겪고도 아직 우리에겐 많은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앞으로도 많은 시련이 있겠지만 분명 이 일을 겪기 전과는 달라져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니까. 다정한 사람이 다정한 의도를 갖고 한 행동은 다정한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바부들은 죽는거 불법이야 

텐도 코우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