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밤이 몰래 등 뒤로 걸어오는 소리를 들어 달빛이 달아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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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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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인 인생이라도 마지막 정도는 꽃이 되어도 좋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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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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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것엔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습니다. 어쩌다 목숨을 잃지요. 그리고 우리는 어쩌다 살고 있는 겁니다. 어쩌다 살고 있으니까 죽음을 불길하게 여겨선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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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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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 사람도 틀림없이 불행한 사람이다. 불행한 사람은 타인의 불행에도 민감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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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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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녀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함이 확실해지자 그의 몸 한 귀퉁이에서 약봉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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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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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뽑아서 손가락 끝마다 꽃잎이 피어나면 좀 더 예뻐지겠지. 화려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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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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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칼을 간신히 떨어뜨리지 않고 버티긴 하나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노부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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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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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이상한 일이지. 하나의 존재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영혼이라는 게 빠져나갔는데도 육신은 더 무거워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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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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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는 격앙되어 있으나 놈의 표정은 여전히 어딘가 기쁜 것 같은데, 그건 오래전에 한창 갖고 놀다 잊었던 장난감을 수년 뒤 다락방에서 뜻밖에 발굴해낸 아이의 흥분된 눈빛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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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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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당신을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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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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